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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현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더러운 손’으로 법을 집행하면 법치는 더럽혀진다.”
검사의 권한은 원래 막강한 것이었나? 가끔 당연시되던 것들을 의심할 때, 다른 나라의 사례와 우리의 현실을 비교하는 것만큼 유용한 방식도 없다. 우리가 겪고 있는 검찰 권력의 남용 문제가 우리만의 것인지, 대안으로 제시되는 다양한 검찰개혁안은 각자 어떤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지, 각 나라의 검찰제도가 각각 어떤 계기를 통해 발전하고 어떻게 미세조정을 거쳤는지 알려주는 대중서다. 익숙함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제도적 상상력이 필요한데, 그 밑거름이 되는 다양한 사례와 논의가 담겨 있다. 윤석열이라는 상 휴학생 대출 징적 인물이 검찰 권력 시대의 정점을 찍었다면, 이제는 그 폐해를 수습할 때다. 공론장에서 논의되는 검찰개혁에 대한 자세한 배경과 대안을 알고 싶을 때, 한 번쯤 읽고 참고할 법한 교양서다.

 




나는 꿈꾸는 자들의 아파트 매매 주의사항 긴 그림자


박건웅 지음, 흠영 펴냄
“20여 년간 붓과 먹으로 작업을 한 탓에 내 손톱은 봉숭아 물이 든 것처럼 늘 까만 물이 들어 있었다.”
만화가 박건웅씨는 역사의 아픈 사건을 만화로 기록하는 작업을 해왔다. 노근리 양민 학살 사건, 국민보도연맹 사 월드컵특이사항 건,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 제주 4·3, 고 김근태 고문 사건 등 현대사의 흔적을 특유의 그림체로 만화화했다. 2011년 오늘의 우리만화상, 2014년 부천만화대상 대상 등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과거 정부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일까지 겪어야 했다. 이번에 첫 에세이를 펴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소년이 어떻게 현대사를 만화로 재현하는 헬로우드림 돋을별 작업에 나섰는지 그 여정을 담았다. 아트 슈피겔만의 〈쥐〉를 접한 후, 그는 사회의 폭력과 부조리를 만화에 담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창작자의 마음을 진솔하게 고백한다.

 




죽음을 통과하는 말들 제2금융권학자금대출추천


손병홍 지음, 곰출판 펴냄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죽음은 생명을 가진 인간에게 닥치는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다. 대부분 사람은 죽음의 공포에 시달린다. 하지만 순교자나 독립운동가가 아니라도 죽음을 앞두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들은 본인이 입을 수의를 준비하고 스스로 삶을 정리하며 사랑하는 것들과의 단절을 맞이한다. 죽음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저자는 10여 년 전 출간한 〈타나톨로지, 죽는다는 것〉에 등장한 가상의 철학자 ‘후평’과 ‘중관’이 나눈 대화를 돌아보고 새롭게 나눈 대화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사유를 확장했다. 과연 죽음은 당사자에게 나쁜 것일까? 삶과 죽음을 겪는 나는 어제의 나와 동일한 사람일까? 철학과 논리학의 시각으로 인류가 죽음을 통과해온 과정을 짚어본다. 죽음을 받아들일 때 도움이 될 철학적 사고방식을 제시한 책.

 




우리는 어떻게 공범이 되는가


맥스 베이저먼 지음, 연아람 옮김, 민음사 펴냄
“충성심은 인간 행위의 최선의 동기이자 최악의 동기이기도 하다.”
엄청난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이 아니어도 평범한 사람들도 비윤리적인 행동을 한다. 자신이 몸담은 조직에서 불평등한 기준이 있을 때 그것을 지적하는가? 누군가 괴롭힘 당하는 것을 보면 그들을 보호하는가? 이러한 행위에 맞서지 않을 때 우리는 그 일의 공범인가? 행동윤리학을 연구한 저자는 다른 사람이 우리의 도움을 이용하여 사회에 해를 끼치는 ‘공모’의 문제를 파헤친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명백한 범죄 사건을 들여다보면 언제나 공범이 되어주는 평범한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이 악행을 조장하거나 방조한 것과 마찬가지로 저지하거나 제동을 걸 수 있었다는 의미다. 저자는 의도치 않게 부정행위에 연루되었던 일을 고백하며, 나도 모르게 공모자가 되지 않기 위한 심리적 전략을 제시한다.

 




블루엣


매기 넬슨 지음, 김선형 옮김, 문학동네 펴냄
“무엇을, 혹은 누구를 사랑할지 우리는 선택할 수 없잖아요.”
한 온라인 서점에서 최고 중고가 7만5000원에 달했던 〈블루엣〉이 마침내 복간됐다. 한 가지 색을 주제로 얼마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보란 듯이 펼쳐내는 책이다. ‘파란색’을 주제로 한 글 240편을 모았다. 짧고, 강렬하고, 모호하다. 그 모든 문장이 무엇보다 아름답다. 하나의 색이 이처럼 다양한 층위에서 논의될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예술과 철학의 범주를 자유롭게 오가며 우울, 사랑, 알코올, 욕망, 상처의 세계를 탐험하는 글은 장르의 경계를 잊게 한다. 사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를 포개놓은 글은 시가 되고, 산문이 되고, 마침내 비평이 된다. ‘블루 특파원’이라 불러 마땅한 수많은 예술가의 이름과 이야기를 확인하는 즐거움은 덤이다.

 




월스트리트의 유대인들


대니얼 슐먼 지음, 민태혜 옮김, 생각의힘 펴냄
“러시아 재무장관은 ‘유대인이 한 짓을 용서하지도 잊지도 않을 것’이라며 분노했다.”
러일 전쟁에서 일본의 승전은 전쟁 비용의 조달이 비교적 쉬웠던 덕분이다. 당시 일본을 돈으로 지원했던 집단은, 러시아에 적대적이던 월스트리트의 유대인 금융가들이었다. 19세기 중반 미국으로 건너간 유대인들은 소상인으로 축적한 부로 작은 금융업을 영위하다가 남북전쟁 당시엔 연방정부의 국채를 팔아 전비를 조달할 정도의 규모로 발전했다. 이 세기 후반 들어 비약적으로 성장한 유대인들의 금융업체는 예금과 대출 정도가 아니라 자본시장을 주물럭거리는 투자은행업의 기틀을 잡는다. 골드만삭스, 리먼브라더스 등 미국 경제를 금융 주도 체제로 만든 거대 투자은행들이 당시에 태동했다. 이 책은 독일계 유대인 금융가들이 월스트리트의 금융 권력으로 부상하는 과정을 남북전쟁, 파나마운하 실패, 러일 전쟁, 제1차 세계대전, 러시아혁명, 수차례 금융위기와 대공황 등 다채로운 역사와 함께 파노라마처럼 풀어낸다.


시사IN 편집국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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