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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둔 외국계 은행들이 올해도 순항하고 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환·파생이익 등 비이자이익에서 실적을 내고 있다. 최근 3년 사이 다수 외국계 은행이 한국을 떠났지만, 남아있는 외국계 은행들은 인력을 늘리며 규모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 33곳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9605억원으로 전년 동기(8580억원) 대비 11.9% 증가했다.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7801억원으로 금감원 통계 집계 이후 최고 실적을 냈는데, 이를 뛰어넘을 아파트추가대출서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본계 은행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1967년 한국에 첫발을 내디딘 엠유에프지(MUFG) 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226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MUFG 은행은 일본 미쓰비시 유에프제이(UFJ) 파이낸셜그룹의 한국지점이다. 그밖에 미즈호 은행이 1752억원, 미쓰이스미토모 은행이 1042억원으로 뒤를 이 원가계 었다.
특히 MUFG 은행의 총자산이익률(ROA)은 올해 1분기 1.35%를 기록하며 1% 미만을 기록 중인 국내 주요 은행을 앞질렀다. 전국 곳곳에 지점을 확장할 부담이 없어 한정된 자산을 더 효율적으로 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다. 기업가치와 주가와 연동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78%로 국내 주요 은행보다 낮지만, 해외 본점에 월변대출 와이머니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큰 문제는 아니라는 평가다.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 33곳의 자산규모는 2022년 한때 357조원까지 줄었지만, 올해 1분기 430조원을 기록하며 2023년 1분기 수준을 회복했다. 임직원 수도 2021년 2887명에서 지난해 3037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MUFG 은행의 직원 수가 전세금 184명으로 가장 많았다. 여전히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국씨티은행 본점. /씨티은행


외국계 은행들은 비이자이익 부문인 외환·파생에서 실적을 내고 있다. 본점 등 해외에서 차입한 달러를 원 은행원 하는일 화로 교환해 운용한 뒤 다시 달러로 상환하는 것이다. 환율 변동에 따라 수익이 나는 것으로, 외국계 은행의 주요 영업방식이다.
실제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 33곳의 올해 1분기 순이자이익은 4349억원이었지만 외환·파생 순이익은 1조370억원을 기록했다. 수익 대부분이 외환·파생에서 나올 정도로 의존도가 크다. 다만, 이 때문에 환율 변동성에 따라 수익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은 단점이다.
외국계 은행을 포함해 외국계 금융회사가 국내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내 외환시장 24시간 개방이 대표적이다. 지금껏 국내 외환시장은 오후 3시 30분까지로 제한돼 있다가, 지난해 7월에서야 다음 날 새벽 2시까지로 연장됐다. 평일 24시간 개방되는 글로벌 외환시장과는 여전히 차이가 크다. 또 외국계 은행의 은행채 발행과 은행 업무용 전산망을 외부와 분리해야 하는 망 분리 등 해묵은 과제도 남아 있다.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은 2021년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매금융 시장에서 철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주요 시중은행이 독점한 소매금융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은 것이다. 대신 씨티은행은 비이자이익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고, 올해 상반기 비이자이익이 1623억원으로 이자이익(1287억원)을 앞질렀다. 홍콩상하이은행(HSBC)도 2013년 소매금융을 포기했다. 2013년 이후 한국에서 철수한 외국계 은행은 11곳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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